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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징 (장쑤성 성도) / 1111~1113, 23


항저우에서 여행을 마친 후 고속철을 타고 난징으로 넘어갔다


10개 나라가 도읍으로 삼았던 난징은 베이징, 시안, 뤄양과 함께 ‘4대 고도로 불린다. 난징이 역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시기는 1368년 주원장이 명나라를 세우고 도읍으로 삼았던 때라고 한다.


난징대학살 기념관 방문은 기대 이상으로 인상적이었다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난징 시민 그리고 중국인 관광객들이 기념관을 방문하고 진지하게 그 역사적 참상을 마주하던 모습이 기억 속에 강렬히 남는다. 1937 12 13일 일본군에 의해 6주 간 3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난징 대학살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세워진 이 기념관은 20세기 최대 참극이 벌어진 그 처절한 현장을 강렬하게 느끼게 한다구체적인 학살 증거들이 사진과 글유품들로 설명되고 있다생각보다 규모가 굉장히 컸는데중국 정부가 이 기념관을 만드는 데에 얼마나 많은 생각과 노력을 담았는지 느낄 수 있었다난징을 방문한다면 반드시 꼭 들러봐야 할 곳이다.


중화민국을 건국한 쑨원이 누워있는 중산릉은 하루 평균 방문자가 4만여 명에 달하는 난징 제 1의 명소다. 쑨원은 황제로 상징되는 봉건 체제를 허물고 공화제를 실시해 중국과 대만 모두에서 존경받는 인물이다. 그는 1912 1 1일 난징에서 중화민국의 임시 대총통으로 취임했다. 1925년 간암으로 베이징에서 세상을 떠났지만, 자신과 인연이 깊은 난징에 묻히길 원했다. 그의 뜻에 따라, 묘역은 풍수적으로 명당에 꼽히는 쯔진 산에서도 볕이 가장 잘 드는 자리에 조성되었다고 한다. 등산로처럼 가파른 화강안 계단을 오른 뒤 내려다본 풍경은 황산, 베이징의 경산공원, 모전욕 만리장성에 이어 내가 중국에서 본 4대 장관 중 하나였다.



부자묘에서 바라봤던 야경 또한 잊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 부자묘 일대는 난징 제1의 번화가인데, 진시황이 난징에서 천자가 나올 기운이 있다는 경고를 듣고 물길을 바꿨다는 친화이허가 부자묘 앞을 흐른다. 강을 따라 펼쳐진 활기찬 거리를 거닐다 보면 저절로 기분이 들뜨게 된다. 낮과 밤 모두 방문했는데 특히 홍등과 웅장하게 빛나는 용의 모습은 과연 난징의 상징이라 할 만하다.


총통부가 휴관한 탓에 갑작스럽게 방문하게 된 첨원 또한 예상 외의 평화로운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 강남의 4대 명원 중 하나인 첨원은 명나라의 개국 공신인 서달의 자택이었다고 한다. 떠들썩한 도심 속에 잠시 벗어나 평화롭고 아름다운 정원을 거닐고 있으니 지쳤던 마음이 저절로 채워지는 기분이었다.


CNN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4위가 난징의 선봉서점(先鋒書店)이라는 글을 읽고 선봉서점을 방문했다. 나중에 찾아보니 BBC가 뽑은 세계 아름다운 10대 서점 중 동양권에선 유일하게 뽑히기도 했다. 정부의 주차장이자 방공호였던 곳을 개조한 선봉서점의 입구에는, 로댕의 조각 「생각하는 사람」의 레플리카(replica)가 있다. 주차장을 개조했다보니 내부공간도 경사가 져 있어 인상적이었다. 서점의 면적은 4000평방메터이고 오대산 체육관의 아래에 자리 잡고 있다. 고급스럽다기보단 소박한 분위기였다.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서점에서 책을 구매하고 있었는데, 다양한 종류의 책뿐만 아니라 여러 종류의 빈티지한 물건들을 판매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참고로 호텔은 金鹰国仕达酒店(南京新街口地铁站店)이라는 곳에서 이틀을 묵었는데, 2인실 기준 인당 183.5위안이 들었다. 흥미로웠던 건 체크인을 하는 도중 내가 씨트립 사이트에서 예약했다는 사실을 안 카운터 직원이 나중에 별점 5개를 주는 조건으로 방을 업그레이드해주겠다는 제안을 한 점이었다.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였고 예약했던 곳보다 조금 더 넓은 객실에서 이틀간 묵을 수 있었다.


베이징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처음으로 에어차이나(중국국제항공) 국내선 비행기를 탔다. 타오바오페이주(飞猪)의 특가표를 이용했는데 가격이 고속철보다 싼 370위안이었다. 다행히 연착되진 않았지만, 공항철도나 공항버스의 경우 각각 23:10, 23:00에 막차가 있기 때문에 우린 택시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택시의 경우 공항 지하 1층으로 내려가니 줄 선 차례대로 택시를 탈 수 있었고 택시 또한 미터기에 나온 금액과 톨게이트 비용을 더한 금액만을 청구하여 불필요하게 택시기사와 흥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확실히 기차를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더 쾌적하고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 항저우-난징 여행 총비용 / 1110~1113, 34


1) 숙박(3, 항저우 1, 난징 2): 291위안 (47,600)

2) 교통(고속철 2, 국내선 1): 1037.5위안 (170,000

/ 베이징-항저우 고속철 538.5위안, 항저우-난징 고속철 117위안, 난징-베이징 국내선 370위안

3) 식비, 현지교통비, 관광비: 596.5위안 (97,700)

160.5+927-367-464+164.05+114+62=596.5위안 (97,700)

총 비용: 315,200


*1111일 광군제 타오바오 쇼핑

1) 유니클로(데님셔츠, 코듀로이셔츠, 패딩조끼 464위안)

2) 샤오미(이어폰, 보조배터리, LED 스탠드 367위안

총 비용: 831위안 (136,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