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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몽고 자치구 여행 / 2017년 9월 15일~9월 17일, 2박 3일 


중국 교환 생활을 하면서 떠난 첫 여행지는 내몽고(内蒙古)였다. 


내몽고는 10월 국경절 이후 급속도로 추워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더 추워지기 전에 얼른 가야겠다 싶어 베이징에서의 생활도 채 적응하기 전인 9월 15일, 부랴부랴 떠난 여행이었다. 내몽고여행은 자유여행보다는 패키지로 가는 것이 여러모로 더 좋다는 말을 듣고 여행사 패키지를 신청해 다녀왔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애용하는 중국여행사로는 수도여행사와 해외국제여행사 두 곳이 있는데, 그 중 수도여행사를 통해 다녀왔다.


패키지 자체는 대만족이었다. 우선 가이드 분이 너무 친절하셨다. 기념품이나 선물도 많이 주시고 사진도 많이 찍어 주시는 등 이것저것 많이 챙겨주셨다.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던 식사 또한 모두 아주 훌륭했다. 사막썰매, 오토바이 등 이것저것 처음 경험해보는 액티비티도 많았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두 번 다신 가기 힘들 것 같다. 가는 길이 생각보다 너무너무 고됐기 때문이다. 왕복으로 무려 약 20시간 정도 좁은 버스를 타고 울퉁불퉁한 길을 이동해야 했다. 그래서 내게 내몽고는 한번쯤은 가볼 만하지만, 두번 다시 가긴 힘든 곳이다.


몽고바오 외부, 내부 모습몽고바오 내부 모습

내몽고에서의 첫날 일정은 초원 체험이었다. 첫째날은 전통 숙소인 몽고바오(蒙古包)라는 곳에서 묵었는데, 몽고바오 안에서의 하룻밤은 엄청나게 춥다는 악명을 익히 들어왔던 터라 옷들도 바리바리 싸 들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갔다. 그런데 아주 운 좋게도 무심코 틀어본 몽고바오 내 히터가 제대로 잘 작동된 덕에 나름 따뜻하게 하룻밤을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따뜻한 물은 전혀 나오지 않아 씻는데 애를 먹긴 했다. 같이 갔던 다른 일행들의 경우 따뜻한 물은 나오지만 히터는 고장난 몽고바오에 묵기도 했다. 결국 다 복불복인 듯 하니 방한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간 뒤 나머지는 하늘의 뜻에 맡기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사실 초원 일정에서의 압권은 말 타기였다. 승마 모자와 신발을 착용한 뒤, 말을 타고 반환점을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사실 예전에도 몇 번 말을 타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내몽고에서도 반환점을 돌기 전까지 말을 탈 때에는 크게 특별한 경험으로 느껴지진 않았다. 하지만 돌아가는 길에 새로운 말을 타면서 신세계가 펼쳐졌다. 처음에는 천천히 걸어가던 말이 갑자기 어느 순간부터 미친 듯이 내달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어찌나 빨랐던지, 가장 뒤편에서 묵묵히 걸어가던 말이 어느새 선두를 치달리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당황해서 고삐를 잡아당기고 목을 쓰다듬으며 달래보기도 했지만 그 무엇도 그 말을 막을 순 없었다. 결국 나도 체념하고 처음 경험해보는 그 엄청난 속도에 적응하게 되었고 또 그 스피드를 즐기게 되면서, 어느새 말과 초원과 내가 하나가 되는, 물아일체의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 순간은 앞으로도 살면서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물론 그렇게 신나게 달린 여파로, 한동안 엉덩이가 많이 뻐근해서 고생을 하긴 했지만 말이다.


그렇게 초원에서의 하루를 마무리하고 그 다음날 우리는 쿠부치 사막으로 향했다. 어렸을 적에 이집트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오랜만에 사막을 가보니 매우 반가웠다. 더군다나 여기서는 다양한 사막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어 더 재미있었다. 사막의 햇볕이 엄청 뜨거울 것이라는 후기들을 많이 읽었었지만 다행히도 내가 갔을 때에는 햇볕도 심하지 않아 날씨가 좋았다. 사막 액티비티의 첫출발은 ‘낙타 타기’였다. 낙타를 타기 전에는 가이드 분께서 절대 낙타에게 물병을 보이면 안 된다고 주의를 주셨다. 물병을 보면 목마른 낙타가 이성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다행히도 내가 탄 낙타는 끝까지 이성을 잃지 않고 평온하게 사막을 걸어주었다. ‘낙타 타기’에 이어 꽤 높은 경사에서의 ‘사막 썰매’를 타보기도 하고, 운전수가 빠른 속도로 운전하는 ‘사막 차’까지 경험한 뒤 마지막으로는 직접 ‘오토바이’를 몰아보기도 했다. 살면서 처음 타본 오토바이였는데, 자전거처럼 균형만 잘 잡으면 편하게 탈 수 있어서 재밌었다. 그렇게 하루종일 사막에서 놀며 둘째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내몽고 여행 마지막 날은 내몽고 박물관을 방문한 뒤 다시 하염없이 이동해서 베이징에 도착하는 코스였다. 낮에 내몽고에서 출발했던 버스는 어느새 밤이 되어서야 베이징에 도착했다. 그렇게 나는 중국에서의 첫 여행을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 소수민족 자치구이기도 한 내몽고는 중국 내에서 소수민족의 삶이 어떠한지 잠깐이나마 체험해볼 수 있었던 소중한 여행지였다. 그들의 언어를 중국어와 더불어 사용하고, 전통 춤이나 전통 음식 등 그들 스스로의 전통을 잊지 않고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그들의 모습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내몽고에서의 3일은 중국이 실제로 얼마나 넓은지 처음으로 체감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 내몽고자치구 여행 총비용 / 2017년 9월 15일~9월 17일, 2박 3일

패키지 [숙박비/교통비/식비/관광비 등 포함] 총 1,160위안 (약 189,9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