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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중국어 발전기

2016년 여름에는 학교에서 제공해주는 중국어 집중 학습 프로그램에 운좋게 선발되어 방학 두 달간 온전히 중국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속에 있었다. 한 달동안은 매일 9시부터 4시까지 중국어 수업을 들었다. 한 달간 오로지 중국어 공부에 '몰입'해서 시간을 투자할 수 있었기 때문에 실력이 비교적 많이 늘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한달동안 한국에서 중국어 공부를 하고 난 뒤, 나머지 한 달동안은 상하이 화동사범대학교에 가서 진짜 중국을 경험하고 올 수 있었다. 아침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중국인 선생님께 중국어 수업을 듣고, 나머지 시간에는 상하이 이곳저곳을 여행다니며 다양한 중국의 모습을 느껴볼 수 있었다.

그렇게 중국을 경험하고 한국에 돌아왔다. 2016년 가을학기에는 중국어보다도 중국의 경제경영 전반에 대해 공부하고 싶어 '중국경제론'이라는 수업을 수강했다. 중국 전문가인 교수님으로부터 중국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고, 더 나아가 중국 기업 중 JD.com(京东商城)이라는 이커머스 기업 관련 발표를 준비하면서 특정 산업 및 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바쁘게 학기를 보내다보니 상대적으로 중국어 공부에 소홀했다. 느는 것은 더디지만 까먹는 것은 정말 순식간이라는 사실을 가슴 깊이 느꼈다. 이대로 중국어를 잊어버리면 여태까지 배운 게 너무 아깝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더 늦기 전에 빨리 감을 되찾자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중국어 공부의 공백기를 만들어선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그렇게 가을학기를 마치고, 2017년 1월부터 종로에 있는 HSK 학원을 끊었다. HSK 시험을 목표로 다시 중국어 공부를 한다면 보다 더 효율적으로, 그리고 체계적으로 중국어에 대한 감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종로에 있는 여러 중국어 학원을 방문해 상담이나 간단한 시험을 봐보면서 나한테 가장 잘 맞고 또 커리큘럼이 마음에 드는 곳을 선택했다. 그래서 1월 한달은 HSK 학원을 다니면서 4급 처음으로 준비했다. 처음에는 4급조차 굉장히 어렵게 느껴졌지만, 한 일주일 정도 수업을 꾸준히 듣다보니 감이 왔다. 그래서 비교적 빠르게 적응하고 열심히 수업을 들었다. 1월 말에 모의고사를 봐보니 안정적으로 합격권이 나왔다.

2월부터는 바로 HSK 5급반을 들었다. 확실히 4급 때보다 체감상 훨씬 어렵게 느껴졌다. 하지만 선생님들이 수업을 너무 잘 해주셔서 재미있게 공부를 해나갈 수 있었다. 꾸준히 커리큘럼에 따라 열심히 공부했고, 2월 말에 HSK 5급 모의고사를 쳐보니 다행히 합격권에 들 수 있었다. 사실 나는 그 당시 바로 HSK 자격증이 필요했던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중국어 실력을 키우고 싶었기 때문에 따로 HSK 시험을 실제로 쳐보진 않았다. 하지만 이 두 달간이 나의 중국어 실력이 가장 늘었던 기간이었다는 실감이 있었다. 

2017년 봄학기를 시작하면서, 지난 학기처럼 중국어 공부의 공백기를 만들지 않기 위해 학교 수업 중 '영상 중국어'라는 수업을 수강했다. 수업은 장예모 감독의 영화 '인생'의 스크립트를 보고 외우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돌이켜보면 한 학기동안 꾸준히 그 수업을 들었기 때문에 최소한 중국어 실력을 현상 유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한달 정도 잠깐 강남역 부근의 차이나탄 캠프에서 회화 수업을 듣기도 하면서 중국어 실력을 까먹지 않도록 노력하기도 했다. 그렇게 학교를 다니며 최소한의 중국어 공부를 이어나갔고, 어느새 시간이 흘러 중국 북경 인민대로 교환학생을 가기 직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