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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타오바오(淘宝)
알리바바의 C2C 이커머스 앱. 일명 ‘개미지옥’으로 통한다. 한번 빠지면 나오기 힘들 정도의 강력한 중독성을 갖고 있기 때문. 나는 11월 11일 광군제(光棍节)를 포함해 상당히 다양한 제품들을 타오바오로 구매했다. 샤오미 1세대 스탠드, 유니클로 옷, 윈마이 스마트 체중계 등 굉장히 다양한 제품들을 시중 가격보다 훨씬 저렴하게 구매했고 지금도 굉장히 유용하게 잘 쓰고 있다.
타오바오의 라이벌인 JD.com(京东)도 이용해보려고 했지만 JD.com이 타오바오에 비해 내세우는 강점인 ‘빠른 배송’의 경우 당시 나에겐 그다지 큰 메리트가 없었다. 같은 제품을 두 사이트에서 비교해보면 대부분 타오바오가 더 저렴했고, 나에겐 ‘빠른 배송’보단 ‘저렴한 가격’이 더 중요했기 때문에, 결국 타오바오를 더 자주 이용하게 되었다.
그렇게 타오바오를 자주 이용하다보니 타오바오는 점점 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알게 되었고, 그러면서 더욱더 똑똑하게 내 취향에 맞는 상품들을 추천해줬다. 왜 타오바오가 ‘개미지옥’으로 불리는지 몸소 알게 되는 진기한 경험이었다. 사실 타오바오로 브랜드가 있는 상품을 구매할 때에는 짝퉁 사기를 당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실제로 타오바오에는 버젓이 브랜드 로고를 달고 파는 짝퉁이 엄청 많다. 팁을 말하자면 우선 반드시 상품 소개 이미지 하단의 정품인증(正品认证) 마크를 확인하고, 판매량과 사용자 리뷰 등을 꼼꼼히 읽어봐야 한다. 리뷰를 읽으면서 자연스레 느는 중국어 실력은 덤이다.
작년 광군제 때 내가 실제로 구매한 유니클로 옷들과 샤오미 제품들. 정가보다 훨씬 할인된 가격임을 확인할 수 있다. |
사실 웬만한 생활용품은 중국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앞서 소개한 타오바오와 같은 앱으로 뿐만 아니라 길거리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중국판 다이소인 미니소(MINISO)에서 양질의 생활용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따라서 굳이 무겁게 한국에서부터 들고 올 필요는 없다. 반면 의류의 경우 중국에서의 가격이 기타 다른 물품들에 비해 비싼 편이다. 특히 겨울 옷일수록 그렇다.
나의 경우 9월 초부터 1월 초까지 베이징에서 생활했다. 늦여름부터 한겨울까지 보내야했기 때문에 반팔부터 두꺼운 패딩까지 모두 챙겨갔다. 다행히 중국 남방항공 유학생 티켓으로 예매를 해서 위탁 수화물을 무료로 하나 더 가져갈 수 있었다. 총 두 개의 캐리어 안에 부피가 큰 겨울 옷들은 압축 팩에 넣어 부피를 줄여가면서 최대한 챙겨갔다.
9월 초부터 국경절 연휴(10/1~10/8) 전까지는 반팔만 입고 돌아다녀도 될 정도의 날씨였지만, 국경절 여행 이후 북경에서 비도 자주 내리면서 날씨가 급격히 추워진 탓에 챙겨갔던 두꺼운 옷들을 꺼내 입기 시작했다. 또한 여행을 자주 다닐 계획이라면 얇은 옷부터 두꺼운 옷까지 골고루 챙겨가는 것이 좋다. 여행지마다 날씨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신발은 가급적 편한 운동화를 챙겨가는 게 여러모로 좋다. 중국에선 어딜 가든 항상 많이 걷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2) 메이투안(美团) + 메이투안와이마이(美团外卖)
메이투안(美团)은 소셜커머스 서비스로 지역기반 할인쿠폰이 많았던 과거의 ‘쿠팡’으로 이해하면 쉽다. 음식점이나 발마사지샵 등을 갈 때 쏠쏠하게 가격할인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지역기반 서비스 할인 쿠폰 뿐만 아니라 영화예매, 호텔숙박 등 다양한 영역을 커버하고 있다. 메이투안은 이러한 소셜커머스 서비스를 기반으로 2013년 말부터 음식배달 서비스인 메이투안와이마이(美团外卖)를 시작했다. 제휴식당들이 대부분 배달 서비스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굉장히 영리하게 사업을 확장한 케이스라고 생각하는데, 나 또한 메이투안보다는 메이투안와이마이를 이용한 경험이 훨씬 많았다.
메이투안와이마이(美团外卖)는 중국판 ‘배달의 민족’으로 이해하면 쉽다. 배달 음식 천국인 중국답게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노란색 캥거루 로고의 유니폼을 입고 음식을 배달하는 오토바이 기사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 노란색 캥거루의 주인공이 바로 메이투안와이마이다. 양대 산맥으로는 최근 바이두와이마이(百度外卖)를 인수한 어러머(饿了么)가 있다. 두 앱 모두 신규가입자 대상 할인 쿠폰 및 프로모션 등을 진행하기 때문에 두 앱을 적절히 함께 사용한다면 보다 알뜰하게 배달 음식을 시켜 먹을 수 있다. 나는 대개 메이투안와이마이를 사용했는데, 유저 인터페이스가 굉장히 사용자 친화적인 점이 마음에 들었다. 가령 주문을 완료한 뒤부터 기사가 해당 음식점에 도착해 배달음식을 전달 받고 다시 내가 위치한 곳까지 배달을 해주는 전과정을 어플 지도상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하다. 워낙 이용자가 많다 보니 사용자 리뷰도 많아 어느 음식점의 어느 메뉴가 인기가 많은지를 바로 알 수 있어 맛없는 음식을 주문할 확률도 적다.
메이투안과 메이투완와이마이 서비스를 하는 메이투안디엔핑(美团点评)은 최근 40억 달러(4조 5천억원) 투자를 받으면서 기업가치 300억 달러(34조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에어비앤비(293억 달러)를 제칠 정도의 규모다. 중국 14억의 식욕을 잡게 되면 얼마나 강력한 파워를 가질 수 있는지 보여준 대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