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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서유기>는 2015년 9월 tvN에서 제작하고 네이버 TV캐스트와 tvN 앱스트리밍 서비스인 tvN go에서 방영된 예능 프로그램이다. 개인적으로 나영석 PD의 프로그램 중 가장 애정하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강식당>은 기대 이상으로 재밌었다. 


<신서유기>는 스타 PD와 스타 출연자에 의한, 인터넷 매체에서의 첫 시도였기 때문에 방송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방송 직후에도 파워 콘텐츠 2위에 진입할 정도로 높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한국갤럽이 선정한 한국인이 사랑한 TV 프로그램 순위에서 시즌4가 2017년 7월 5위, 8월 3위에 오르면서 인기 프로그램임을 입증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신서유기>는 첫 촬영지를 중국으로 잡고, 3억 2000만 명 가입자를 보유한 중국 최대 규모 포털 사이트 QQ를 통해 콘텐츠를 독점 공개하는 계약을 체결해 중국 시장에서의 유의미한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윤식당>, <삼시세끼> 등 나영석 PD의 여러 히트작 중에서도, 유독 <신서유기>의 성공이 특별하게 느껴진다. 그 이유를 크게 3가지에서 분석해봤다. 


출처: tvN

1) 트렌드 리더(Trend Leader): 자유로운 웹 전용 콘텐츠 실험


시대적 흐름을 제대로 읽고 이에 빠르게 대응하는 자가 성공한다. <신서유기>가 바로 그 예다. 오늘날 시청자들은 더 이상 TV를 통하지 않고 인터넷이나 모바일 환경에서 콘텐츠를 소비한다. 더 이상 금요일을 기다려서 <나 혼자 산다>를 보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가 보고 싶을 때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서 보는 시대가 된 것이다. 나영석 PD는 그런 위기의식 속에서 TV 시대는 끝났고 곧 다가올 TV의 종말에 대비해 빨리 인터넷방송에 도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온전히 웹 전용 콘텐츠만을 만들었던 <신서유기> 시리즈 1 등을 보면, TV판에선 할 수 없었던 다양한 실험들이 이루어졌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눈에 띄게 단순화된 자막효과를 들 수 있다. <신서유기>의 자막은 흰색, 노란색, 빨간색 등의 볼드체로 큼직큼직하게 배치되면서 매우 눈에 띄었다. 모바일 미디어에서는 시끄러운 외부에서도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자막에 공을 많이 들여야 하는 만큼, <신서유기>는 가독성이 좋은 자막을 적극 활용했다.


<신서유기> 시즌3 이후에는 인터넷판이 사라지고 tvN에 정규 편성되어 TV 방송으로만 방영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tv캐스트를 통해 미공개영상이나 편집판 등을 업로드하는 등 적극적으로 잘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인터넷 플랫폼을 활용했던 내공이 쌓였기 때문에 이러한 유연한 대응을 할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모바일 미디어 콘텐츠 시장은 미디어 업계의 향후 대표적인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제작비는 낮지만 온라인 광고시장의 성장세가 강해 수익성 확보가 점점 더 쉬워지고 있는 추세다. 모바일과 온라인 플랫폼은 TV 채널과 달리 특정 시간대의 경쟁을 피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결국 콘텐츠 그 자체가 얼마나 매력적이냐가 콘텐츠의 성공 여부를 가르는 핵심이 될 것임을 의미한다.


출처: tvN

2) 정확한 타겟 설정 및 정확한 가치 제안: 인터넷 세대를 저격한 B급 감성


그렇다면 콘텐츠 그 자체의 매력도만을 평가해볼 때, <신서유기>는 성공한 콘텐츠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 신서유기의 주 타겟층은 10~30대인 젊은 층이다. 그리고 <신서유기>의 B급 감성이 인터넷 세대인 젊은 사용자들의 공감을 얻어 흥행에 성공했다. 


가령 <신서유기> 시즌3는 남성 10대부터 30대, 여성 10대부터 40대 시청층에서 모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그 중에서도 TV를 잘 시청하지 않는 10대 시청층에서 높은 지지를 얻었다. 이기혁 tvN 콘텐츠편성전략팀장은 한 인터뷰에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공개된 <신서유기> 시즌 1, 2를 즐기던 10대 시청자들이 TV를 주 플랫폼으로 하는 이번 시즌 3에도 대거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프로그램의 결은 조금 다르지만 코미디 프로그램인 <코미디빅리그>도 10대 시청률이 높다는 점에서, 가볍게 즐기고 웃을 수 있는 콘텐츠의 장르가 10대와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코미디빅리그>와 <신서유기> 모두 B급 정서, 소위 말해 ‘우리끼리 통하는 웃음코드’가 통했고, 젊은 층 마니아를 형성할 수 있었다.


<신서유기>는 나영석 PD의 대표적인 흥행작들인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 등 힐링 콘셉트의 정적인 예능과는 궤를 달리한다. 배우들이 아닌 예능인, 그 중에서도 과거 <1박 2일> 전성기를 이끌었던 핵심 멤버들을 다시 주인공으로 기용한 콘텐츠를 만듦으로써 본격적인 웃음 사냥에 나선 작품이었다. 그러면서도 <1박 2일>과는 차별화를 뒀다. 과거 <1박 2일>의 경우,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볼 수 있는 범국민적인 예능 콘텐츠를 지향했다면, <신서유기>는 젊은이들을 겨냥해 B급 감성의 인터넷 콘텐츠를 목표로 했다. <신서유기>는 그렇게 젊은 층들의 강력한 지지와 팬덤을 형성하면서 큰 화제를 불러왔고, 최근에 <강식당 - 신서유기 외전>을 성공리에 방송하면서 시청자의 저변을 넓히는 계기를 만들어냈다. 단지 젊은층뿐만 아니라 누구나 즐겨 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출처: 스포츠동아

3) 막내 스태프의 의견부터 경청하는 나영석 PD의 리더십


<신서유기>는 <꽃보다 청춘>, <삼시세끼 어촌편> 시즌1과 시즌2를 을 같이 연출했던 신효정 PD와 나영석 PD가 공동으로 연출하는 작품이다. 신효정 PD의 경우 나영석 PD와 <1박 2일>을 함께 연출한 바 있다. 신효정 PD는 한 인터뷰에서 나영석 PD는 후배의 능력이 1%면 100%로 끌어올리는 사람이라며 극찬한 바 있다. 나영석 PD가 후배들의 능력과 장점을 키워주면서 이끌어가기 때문에 나영석 PD 밑의 PD들이 획일화되지 않고 자신의 개성을 살리면서 <신서유기>, <알쓸신잡>, <윤식당> 등 모두 색깔이 다른 프로그램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깊었던 이야기는 ‘나영석 PD는 막내 스태프들의 이야기까지 다 듣는다’는 말이었다. 선배부터 말하지 않고 항상 막내부터 말하도록 하고, 막내의 의견이 틀린 것이 아닌, ‘네 의견도 맞다’는 말이 가장 많이 나오는 회의를 한다는 것이다. 나영석 PD가 항상 낮은 자세로 자신이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고, 더 나아가 열린 자세로 모든 구성원들의 의견을 경청해주었기에 지금의 여러 히트작이 나올 수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다양한 나이대의 팀원들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검토했기 때문에 B급 정서의 소위 ‘병맛’ 예능인 <신서유기>부터 따뜻한 힐링과 재미를 선사하는 <꽃보다 시리즈>까지 전연령층으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영석표 예능이라는 강력한 브랜드 아래, 다양한 후배들이 저마다의 색깔을 드러낸 개성 있는 프로그램들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는 그의 행보를 지켜보면, 앞으로 또 어떠한 콘텐츠를 통해 우리를 놀래켜줄지 사뭇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