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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블로그를 다시 시작한다. 이번 블로그는 벌써 내 다섯 번째 블로그다.
2014년, 군대에서 책을 읽으면서 감명깊었던 구절들을 따로 옮겨놓기 위해 처음으로 블로그를 만들었다. 하지만 그 때는 포스팅의 가독성도 떨어졌을 뿐 아니라 끈기도 부족했기 때문에 얼마 못 가 그만두었다. 2016년, 다시 심기일전해서 블로그를 시작했다. 독특한 디자인에 끌려 텀블러(tumblr)에 개인 블로그를 만들었다. 하지만 텀블러의 UI로는 내가 올린 포스팅들을 깔끔하게 분류하고 정리하는 데에 한계를 느꼈다. 내 눈길이 다음으로 닿은 곳은 당시 설치형 블로그로 부상하던 워드프레스였다. 호기롭게 포스팅을 시작했고, 테마나 플러그인들을 활용해서 나만의 블로그를 만드는 데에 매력을 느꼈다.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포스팅을 해도 항상 제로에 가까운 방문자 수는 글 쓰는 재미를 점점 떨어뜨렸다. 그렇게 또 얼마 못가 그만두었다.
2017년, 어떻게 하면 꾸준히 양질의 콘텐츠를 포스팅하는 블로그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했다. 블로그를 열기 전, 블로그에 대한 기본적인 공부를 하기 위해 학교 도서관으로 향했다. 블로그를 다루는 여러 권의 책을 쌓아두고 열심히 읽어나갔다. 당시 내가 가장 참고한 책은 이태화 저자의 '내 몸값 100배 올리는 퍼스널 브랜드 블로그 마케팅'이었는데, 블로그의 큰 방향성을 잡고 디테일한 부분들을 다듬어나가는 데에 큰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다시 네이버 블로그를 선택했다. 내가 꾸준히 블로그를 해나가기 위해선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가 중요하다 생각했고,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블로그 플랫폼은 네이버였기 때문이다.
블로그를 만들면서 내가 세웠던 목표는 '1일 1포스팅'이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무조건 하루에 하나 이상 포스팅하는 것이 나와의 약속이었다. 이번만큼은 포기하지 않고 최소한 1년은 블로그를 키워나가고 싶었다. 그리고 2018년 1월 12일, 나는 매일 하나 이상의 포스팅을 올리며 나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그 365일 간의 이야기를 기록하고자 한다.
1년 간 매일 1일 1포스팅을 실천하면서 어려움도 많았다. 특히 학교 시험 기간이나 장기간 여행을 떠날 때, 심지어 4개월 남짓의 중국 교환학생 기간에도 예외없이 무조건 하루에 포스팅 하나씩은 올렸다. 만약 이처럼 며칠 이상 바쁜 일이 있을 때에는 '예약 발행' 기능을 활용해서 포스팅을 열개 이상 미리 써놓기도 했다. 1일 1포스팅을 하지 않았다고 누가 혼내는 것도 아니고, 했다고 누가 상을 주는 것도 아니었다. 단지 이번만큼은 절대 포기하지 말자는 이상한 오기가 생겼다.
그리고 그렇게 1년간 매일 포스팅을 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얻었다. 우선 매일매일 글을 쓰는 습관을 들였다. 확실히 자주 쓰다보니 예전보다는 훨씬 글 쓰는 게 수월해졌고 컨텐츠를 만드는 실력도 조금씩이나마 느는 게 느껴졌다. 두번째로 진정한 나의 모습들을 발견해나갈 수 있었다. 1년간 약 380개의 포스팅을 올렸는데, 매일매일 쌓아놓은 콘텐츠들을 돌아보니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주로 어떤 생각들을 해왔는지 알수 있었다. 나의 색깔과 냄새가 담긴 블로그는 이제 막 사회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전에 나라는 사람을 조금이나마 명확하게 알게 해준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좋은 인연들을 얻을 수 있었다. 1년 간 매일 포스팅을 하고자 하다보니 포스팅 주제가 금방 고갈되곤 했다. 당시에도 어떤 주제의 포스팅을 새롭게 할지 고민하던 차에 내가 듣고 있던 팟캐스트가 떠올랐다. '조우성 변호사의 인생내공' 이라는 팟캐스트였는데, 듣는 당시에는 너무나 좋았던 내용들이 얼마 안 가 기억 속에서 휘발되는 게 아쉽게 느껴지던 차였다. 그럼 이 내용들을 내가 한 번 블로그 포스팅으로 정리해봐야겠다고 생각했고 매일 하나씩 팟캐스트 녹음들을 요약 정리해 포스팅을 올렸다. 그리고 정말 신기하게도 첫 포스팅을 올리자마자 조우성 변호사님이 개인 페이스북 계정으로 공유해주시면서 이후에 블로그 방문자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마치 거인의 어깨에 올라탄 느낌이었다. 그렇게 매일 포스팅을 올릴 때마다 변호사님이 감사하게도 페이스북에 공유를 해주셨고 그렇게 한달이 지나 개인적으로 연락을 드려 직접 몇 번 찾아뵐 수 있었다.
그렇게 1년이 지난 지금, 나는 다시 티스토리 블로그에 도전한다. 내가 굳이 네이버에서 티스토리로 플랫폼을 바꾼 이유는 간단하다. 블로그를 하면서 다양한 분들의 개인 블로그들을 방문하면서 설치형 블로그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졌다. 설치형 블로그 중에서도 보다 더 활발하게 다른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티스토리 블로그에 매력을 느꼈다. 구글 애널리틱스와 애드센스를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도 컸다.
인간의 목표는 풍부하게 소유하는 것이 아니고 풍성하게 존재하는 것이라는 법정 스님의 말씀처럼, 보다 더 풍성하게 존재하기 위해 오늘 나는 티스토리 블로그를 시작한다.